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2191805165&code=94030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2191925451&code=940100
판결에 대한 보도는 판결문 인용이 불완전한 데다가 그나마 인용되는 부분 또한 법리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을 비껴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판결문 전문, 더 나아가 사건 기록을 보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 보도만을 두고 판결문에 대해 논평을 가하는 것은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두 번째로 인용한 기사에 실려 있는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나는 이번 유죄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광고중단을 요구하며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당연히 적법하다. 이는 정당한 소비자의 권리행사이고 넓게 보면 표현의 자유의 영역에 속한다. 다시 말해 이 사건이 터졌을 당시 검찰측에서 '이차적 불매운동은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주장한 것은 옳지 않다. 이차적이냐 일차적이냐는, 불매운동이 업무방해행위로서 범죄가 되느냐 마느냐와 무관하다.
그러나 불매운동이라고 해도 그 구체적인 실현방법에 따라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도 문제된 것처럼,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항의전화를 넣는다든지, 가게에 쳐들어가 물건을 파괴한다든지 하는 행위라면 그러한 행위가 공익을 위한 불매운동이라는 정당한 목적을 위한 것이라 한들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물론 언제나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위법성 사이를 형량해서 위법성을 조각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따라서 만약 이번에 형사처벌된 사람들이 정말로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업무방해행위(협박전화를 무수히 건다든지 하는 행위)를 직접 행하거나 교사한 사람들이라면, 이번 판결에는 잘못이 없다(그렇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유사 불매운동 사례 가운데 유독 이들만을 수사해 기소한 검찰의 잘못이 사라지지는 않을 터다). 그러나 피고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들은 단지 불매운동 까페를 만들고, 불매운동을 벌일 기업체들이 어디어디인지 알려주고, 불매운동을 홍보하여 회원을 모집하는 등의 활동뿐이었다면 이들은 무죄다. 피고인들 중 한 명이 말했듯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이야기하기까지 했다면 그야말로 무죄임이 틀림없다. 그러한 방법 외에 대체 어떤 방법으로 불매운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한 행위만으로 업무방해행위를 공모했다고 볼 수 있는가(내가 보기엔 이번에도 몹쓸 '공모공동정범' 이론은 위력을 발휘했다. 공동실행이 없는 건 명백해 보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수만 명의 회원의 세를 이용한 것'을 위력이라고 봤다면 - 다시 말하지만 언론보도만을 보고 논평하는 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 그건 진짜 코메디다. 까페 개설과 까페 운영과 같은 활동이 다수의 세를 이용하는 것이라면 어떠한 형태의 대중행동도 형사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는 비슷한 형태의 행위에 대해 선별적으로 발동되는 검찰의 수사권/기소권일지도 모른다. 이런 판결이든 저런 판결이든, 형사판결을 끄집어 내는 최초의 행위는 검찰만이 할 수 있다. 그런데 검찰은 기소권을 그야말로 편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거기서 많은 부정의가 발생한다. 난 사시공부할 때부터 기소편의주의는 잘못된 제도라고 생각했다. 연수원 공부를 하면서는 기소유예 제도가 못내 마음에 안 들었다. 다시금 그런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되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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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광고중단운동’ 전원 유죄 판결
주절주절/기타
Posted at 2009/02/19 22:00


2009/02/20 00:23
로펌에서 지나친 사익의 대변으로 공익을 침해하는 일에 일조하지 않을까 고민했었지만, 실제로 업무를 하다보면 그런 일은, 적어도 내가 하는 업무 분야에서는 거의 없는 것 같아. 오히려 검찰과 법원에서 개개인에게 입신양명과 양심의 양자택일을 강요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 같군.
소위 법조인이라는 사람들이 권력에 빌붙어 떡고물을 받아 먹으면서 그 알량한 전문성을 무기로 탄압의 도구가 되어 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막상 그러한 일이 이렇게 금방 목격하게 되니 기분이 참 씁쓸하지...
법비들과 오직 자기가 보는 언론에 나오는 것이 진실이라고 철썩같이 믿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은 듯. 정말로 본인이 희생자가 되기 전까지는 인식의 틀을 깨기가 너무 힘든 것인가하는 생각이 드네...